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4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처럼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 협력체를 구성하자는 구상을 내놨다. 양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경우 수백조원의 잠재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인근 샐러맨더리조트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시스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지금은 공급망을 비롯해 많은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에너지를 비롯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공급망 전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 등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EU 같은 경제 협력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큰 시너지 효과가 날 분야로는 에너지를 꼽았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세계에서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전체의) 30%가 넘는다”며 “양국이 통합하는 형태로 에너지를 공동 구매하고 사용하면 수백조원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 블록이 미국과 연결되면 더 큰 경제 블록을 구성할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 그는 한·일 경제 협력체가 미국과 손잡을 경우 한·미·일 3국의 경제 공동체가 30조달러(약 3경9420조원) 이상의 거대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그간 한·일이 주도하는 제4의 경제 블록을 구성하자고 제안해왔다.
이날 최 회장은 곧 발표될 연말 SK그룹 인사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경영진에도, 또 젊은 경영자에게도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라고 했다. 세대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4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처럼 단일 시장 형태의 경제 협력체를 구성하자는 구상을 내놨다. 양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경우 수백조원의 잠재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