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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임단협 2라운드…'이번엔 다르다' 기대감
출처 : 한국경제

등록일 : 2020/01/14

▽ 새 노조, 임금인상보다 고용안정·생존기반 구축에 방점
▽ '전면파업' 벌어졌던 2019 임투 "신속하게 마무리"
▽ 트레일블레이저 성공에 '공감대 형성'




한국GM 노사가 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해 마무리하지 못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착수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전면 파업 등 극단으로 치닫던 갈등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국GM 경영진과 새 노조 집행부는 이날 상견례를 가졌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상견례 자리에서는 노사가 협력해 한국GM의 존속 기반을 다지자는 인사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첫 대면인 만큼 깊은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지만 상호 존중과 협력을 이루자는 인사가 오갔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이 신규 선출됐을 당시에는 노사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1986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노동운동을 하면서 세 차례 구속, 두 차례 징계해고를 당한 전력이 있는 탓이다. 2004년 전국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철폐투쟁 실천단에도 몸담아 대표적인 강성 성향으로 꼽힌다.

한국GM 노조 분위기 자체가 강성에 쏠린 것도 원인이다. 지난 한국GM 노조 선거에서 2, 3위를 기록한 후보들도 강성 성향으로 분류된다. 다른 자동차 회사 노조 선거에서 사측과의 충돌을 불사하는 강성 성향과 고용 안정을 꾀하는 실리 성향 후보들이 격전을 벌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때문에 강성 노조에서도 대표적인 강성파로 꼽히는 김 노조위원장이 당선되자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상견례를 마친 한국GM은 이러한 관측이 기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 김성갑 노조위원장 "노조부터 변해야"

김 노조위원장은 취임 후 첫 노보에서 "도덕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노동조합은 불신과 분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노조의 혁신을 강조했다. 노조 간부들이 직함을 무기로 인사청탁, 이권개입, 금품수수 등의 행위를 하거나 부당한 청탁이나 요구를 들어주는 행동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윤리강령도 만들었다.

그는 지난 9일 취임식에서 "노조는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하며 한국GM 사측은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공명지조(머리가 두 개인 상상의 새)를 내세워 협력과 상생에 방점을 찍었다. 앞서 3일 이뤄진 시무식에서도 "GM 구조조정 본질을 파악하고 정책과 대안제시를 통해 한국GM의 생존기반을 구축하겠다"면서 노사 갈등을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19년 임단협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5.65%) 정액 인상 △1인당 1650만원 규모 성과급·격려금 지급 △지난해 축소했던 복리후생 복구 등을 요구했다. 사측이 이를 거절하자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은 회사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되며,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상회하지 않는다’는 단협상 약속을 이행하라는 것이 사측의 요구였다. 흑자전환을 이룬 후에나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논의하기로 노사가 이미 합의했다는 지적이다. 또 2018년까지 4조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만큼 완벽한 체질개선이 우선이라는 의미도 담겼다.

◆ 트레일블레이저 성공이 당면 과제

한국GM은 새 노조 집행부의 목표가 회사 존립에 맞춰져 합리적인 대안 모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노조 집행부의 목표는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 생산물량 확보와 한국GM의 미래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15일 공개하는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흥행과 안정적인 생산이 필수적인 만큼 작년처럼 파업 등 노사갈등이 고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노조가 제시한 한국GM의 미래 비전이 모기업인 GM의 비전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노조위원장은 한국GM을 GM의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 생산기지로 만들어 생존권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GM은 미국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공장을 글로벌 전기차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하이오주에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도 추진한다. 한국GM은 GM의 소형차 생산기지로 특화됐지만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생산과는 인연이 없다. 전기차 GM볼트의 경우 대부분의 부품이 한국에서 생산되면서도 차량 조립은 미국에서 이뤄질 정도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그간 심한 적자를 냈던 만큼 당분간은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사가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노조는 고통분담을, 사측은 고용보장에 힘쓰며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모기업의 미래 발전 전략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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