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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코너] 브이로그로 직관하는 '직업의 세계'…진로교육 효과 커
2021/09/06
학교 진로교육이 입시 위주의 진학지도에 밀려 소홀하게 다루어져 온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성적과 입시에 초점을 맞춰 근시안적으로 결정된 전공과 진로는 대학 진학 후에도 학생들에게 심각한 부적응과 갈등을 겪게 한다.


가능하면 매주 보려고 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출연자의 아침 기상 모습부터 직장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의 하루 일과를 시간 흐름에 따라 브이로그 형식으로 찍으며 직장인으로서의 하루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해양경찰특공대, 사진작가, 기상청 예보관, 남극 과학기지 연구원, 항공사 부기장, 소아치과 의사, 스타트업 IT 개발자, 상품 바이어, 화장품 브랜드 매니저, 자동차 연구원, 타이어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초등학교 교사, 교통경찰관, 영화 마케터, 광고 아트디렉터, 기자 등 수많은 직장인이 출연해 자신의 하루를 공개했다.

요즘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이들이 많아서 이런 형식의 브이로그가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는 기존 예능 다큐들과 구별되는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진학과 진로 선택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직장인의 하루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 준다는 점이다. 직장인의 치열한 하루를 들여다보는 틈틈이 재미와 감동에 웃고 울며 노동의 가치를 배우고, 다양한 직업의 면면을 살펴보며 어떤 직업이 어떤 환경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그 일에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등의 정보도 얻을 수 있어 방송을 보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진로교육이 된다. 이른 아침, 카메라를 켜고 일터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 더 노력하자고 결심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브이로그 속 그들만큼 열정 넘치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학교 진로교육 시간에는 보통 성격유형 검사, 진로적성 검사 등을 통해 성격과 적성을 진단받고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과 직업을 알려주는 분석지를 받는다. 또 유튜브에 올라온 명사들의 강연 영상을 보거나 외부 진로교육 강사의 수업을 들으며 활동지를 작성한다. 진로상담과 관련한 전문인력 부족으로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진로상담과 개별 심층 상담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학교 진로교육이 입시 위주의 진학지도에 밀려 소홀하게 다루어져 온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성적과 입시에 초점을 맞춰 근시안적으로 결정된 전공과 진로는 대학 진학 후에도 학생들에게 심각한 부적응과 갈등을 겪게 한다. 뒤늦게 다른 전공과 진로를 탐색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직업의 의미가 생계유지 수단에서 자아실현의 의미로 확장되고, 평생 한 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사람이 많아진 이 시대에 학교 진로교육도 일시적, 즉흥적 책상머리 교육을 탈피해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게 진화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재윤 생글기자(세현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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