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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노벨이 남긴 '유대한 유산'…120년 이어진 세계최고 권위賞
2021/10/18
Cover Story - 노벨상 못받는 한국

'다이너마이트 부자' 노벨의 유언
인류 발전 기여한 사람에 써달라
국적 관계없이 매년 수상자 뽑아

물리, 화학, 생리·의학 '과학상'과
문학, 평화, 경제학 포함 모두 6개賞
노벨 사망날인 12월 10일 시상식



[ 고기완 기자 ]
매년 10월 노벨 수상자 이름이 발표됩니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상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나라들이 발표를 기다립니다. 수상 부문은 6개입니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 평화상이죠. 수상자가 발표되면, 세계 언론들은 앞다퉈 개인과 단체의 업적을 소개합니다. 노벨상은 이제 세계 지성의 축제가 된 듯합니다.

노벨상은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1833~1896)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졌습니다. 1901년 첫 수상자를 냈습니다. 벌써 120년이 지났군요. 어떤 상이 100년 이상 지속된다는 것은 신기합니다.


노벨상은 노벨이 기부한 재산으로 운영됩니다. 좋은 뜻만으로 상이 만들어지고 유지되긴 어렵습니다. 돈이 드는 것이지요. 노벨 수상자들은 약 1000만크로네(115만달러·13억원 정도)를 받습니다. 수상자가 다수일 경우 상금이 나눠지기도 하지요. 상금도 상금이지만 노벨상이 주는 명예와 권위는 가치로 따지기 힘듭니다. 평생의 업적을 인정받는 것이니까요.

노벨은 당대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서 큰 부를 쌓았습니다.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만들기 전에도 화약은 있었습니다. 문제는 안전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사소한 부주의에도 폭발하기 일쑤였어요. 폭약 성분인 니트로글리세린의 성질이 그랬습니다. 노벨은 액체인 니트로글리세린을 규조토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으로 고체형 폭약을 만들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라는 것이죠. 다이너마이트는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탄광, 터널, 건설 등 다이너마이트 사용처는 무궁무진했습니다. 노벨은 스웨덴 이외에 독일, 영국에도 공장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노벨의 발명품은 엉뚱한 곳에서 더 많이 쓰였습니다. 바로 전쟁이었죠. 노벨은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을 없앨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살상력이 크기 때문에 누구도 전쟁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어요. 그의 기대와 달리, 폭탄은 전쟁에서 더 많이 사용됐고,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노벨은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재산(당시 3100만크로네. 현재 2000억원 정도)을 기부하면서 유언을 남겼어요. “재산을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 곧 재단이 만들어졌고, 노벨상이 제정됐습니다. 재단은 재산을 잘 굴려서 6500억원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상금은 이 돈에서 나오는 이자로 지급합니다.

노벨상은 ‘노벨상 스펙’을 갖춘 연구자들에게 수여된답니다. 노벨위원회가 심사 기준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후보자들은 해당 분야에서 뛰어나야 합니다. 논문을 많이 내야 하고, 그 논문을 다른 연구자들이 많이 인용한 실적이 있어야 합니다. 인용 빈도수가 상위 0.1%에 들어야 하죠. 문학상이 뛰어난 작가에서 수여되듯이요. 역대 수상자를 보면 평균 연구 기간은 32년이며, 수상 때 평균 나이는 69세입니다. 연구 독창성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첫 원리를 만든 사람을 중시합니다. 원리를 바탕으로 한 응용 실적은 평가에서 제외됩니다. 노벨은 국적에 관계없이 수상자를 뽑도록 유언했고 유언은 지켜져 오고 있습니다.

노벨상은 물리,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부문에서 먼저 제정됐고, 경제학상은 1968년 만들어졌습니다. 유언과 무관한 상이죠. 스웨덴 중앙은행 설립 3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고 합니다. 노벨 이름을 붙이지 말라는 가족들의 요구도 있었다는군요. 시상식은 노벨의 사망날인 12월 10일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열립니다. 평화상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머지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죠. 시상식이 나뉜 이유는 노벨이 살았을 당시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병합된 상태였는데 그 후 나눠졌기 때문입니다. 노벨에겐 한 나라였던 것이죠. 다음날 수상자들은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 홀에서 모여 토론을 합니다. ‘노벨 마인드’라고 불리는 토론이죠. TV로 중계됩니다.


수상자 중에는 화제의 인물도 많습니다. 프랑스의 마리 퀴리는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두 부문에서 받은 최초의 인물이죠. 퀴리는 라듐을 연구하면서 방사능에 많이 노출돼 사망했습니다. 첫 평화상은 1901년 국제적십자위원회 설립자인 스위스의 장 앙리 뒤낭과 국제평화연맹 설립자인 프랑스의 프레데리크 파시에게 돌아갔습니다. 평화상은 개인은 물론 단체에도 줍니다. X선을 발견한 뢴트겐, DNA이중구조를 규명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백혈구의 식균작용을 알아낸 메치니코프, 현대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인슈타인과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은 우리가 잘 아는 수상자들이죠.

수상을 거부한 사람도 있어요.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1964년 문학상을 폼나게 거부했습니다. 나중에 생활고 때문에 상금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수상을 거부했다가 결국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19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지 버나드 쇼가 그랬습니다. 중국의 작가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류샤오보는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나 중국 정부가 막아서 못 받고 사망했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
① 알프레드 노벨이 누구인지를 자세히 조사하고 그가 만든 다이너마이트가 인류 문명 차원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토론해보자.

② 노벨상이 몇 개 부문에서 수상되는지를 조사해보자. 또 시상식 장소가 노르웨이와 스웨덴으로 나눠진 이유를 알아보자.

③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 중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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