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경제 뉴스
재택을 누가 하냐
202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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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홍용남 알로(ALLO) 공동창업자 겸 대표(CEO)

2014년 대학 중퇴 후 창업
원격근무 확대 확신하고 협업툴 개발
대다수 투자자 '시장 작다' 무관심

2019년 샌프란시스코로 본사 이전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확대
최근 '줌 앱스' 협업툴로 선정

올해 10배 이상 성장
고객 창의성 높이는 협업툴 될 것

창업 후 7년 간 고비 많았지만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이긴다
자신과의 싸움에 주력




세계적인 화상회의 플랫폼 업체 줌(ZOOM)이 지난 7월 '줌 앱스'를 출시했다. 줌 화상회의를 하면서 다른 업체의 협업툴(기업 업무용 소프트웨어)을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드롭박스, 아사나 등 유명 협업툴 업체 사이에 한국계 스타트업 이름이 있었다. 홍용남 대표가 2014년 창업한 알로(ALLO)다.

그즈음 실리콘밸리에서 홍 대표를 처음 만났다. 그는 1990년생, 한국 나이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다. 그런데 홍 대표가 던지는 말에선 청년의 패기보단 산전수전 겪은 노장(老將)의 연륜이 더 느껴졌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에서 홍 대표를 다시 만나 인터뷰했다. 그가 풍기는 분위기엔 이유가 있었다. 그는 20대 중반인 2014년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했다. 쉽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한국에서 생소했던 '리모트워크(원격근무)' 기반 소프트웨어를 들고 나온 이유 등으로 격려보단 핀잔을 주로 들었다. 홍 대표의 성공보다는 '너희 팀은 어려울 것'이라며 실패를 얘기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럴 때마다 홍 대표는 단련(鍛鍊)이란 단어를 생각했다. 그는 일본 에도 시대 '불패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1000일의 연습을 단(段)이라고 하고, 1만일의 연습을 연(練)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단련(鍛鍊)이라는 글자에는 진정한 무예를 익히려면 1000일, 1만 일을 수련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게 7년을 단련했고 알로는 이제 글로벌 기업은 물론 고객들로부터 '최고의 협업툴 업체'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 최근엔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했다. 꾸준히 자신을 단련시킬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오늘은 어제의 자신에게 이긴다'는 무사시의 명언을 얘기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열등감과 자기패배감으로부터 본인을 지키며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원격근무 도입한 기업은 '경쟁 우위' 가질 것
▶알로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알로는 화이트보드 형태의 '비주얼 작업공간'입니다. 현재 전 세계 20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2019년에 미국 알케미스트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본사를 이전하고 사업을 진행 하고 있습니다. 한국 법인 소속으론 개발팀과 디자인팀, 한국 세일즈팀이 있습니다."

▶화이트보드 기반 협업툴이 뭔가요.
"과거엔 회의실에서 협업을 많이 했습니다. 원격근무(리모트)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회의실에서 만나서 일하는 게 쉽지 않아졌습니다. 동료 책상에서 하는 캐주얼한 대화, 회의실에서 화이트보드를 바라 보고 계획을 짰던 순간들을 경험하는 게 쉽지 않아졌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대화나 토론을 통해서 발생하는 창조적인 결과물이 아닐까요. 이런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의 협업툴이 알로입니다."

▶협업툴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요.
"2013년께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대학생이었습니다. 저는 개발, 함께 살았던 공동창업자는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회의 때 함께 얘기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등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당시 드롭박스 등 유명한 소프트웨어는 다 써봤는데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화이트보드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붙여가며 일했습니다. 우리가 얘기했던 것을 잊지 않고 계속 보게되더라고요. 그랬더니 소통의 문제가 없어졌습니다. 그 때 '이것을 디지털로로 옮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주일 정도 개발했던 게 '비캔버스(알로의 옛 이름)' 초기버전입니다. 그 때 창업도 하게 된거죠."

▶원격근무(리모트근무) 확대를 예상하고 준비했나요.
"2015년께 독일에 갔었습니다. 목에 사원증 걸고 출근해야하는 한국과 달리 일하는 방식이 다양했죠. 리모트워크를 한 번 경험하면 안 하기가 쉽지 않아요. 리모트워크가 긱이코노미(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직 또는 임시직 고용을 늘리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랑 합쳐지고 있고, 고용의 형태도 자유로워지고 있었죠. 리모트워크가 확산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기업 관리자 사이에선 리모트워크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저는 리모트워크라는 걸 '커피머신'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매일 커피머신으로 커피 내려서 마시다가 믹스커피 마시면 그 느낌 아시잖아요. 리모트워크를 경험해보면 직원들에겐 '복지' 같은 겁니다.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이고요, 좋은 기업문화에서 일하던 사람은 못 벗어나요. 좋은 환경이 돼야 능률도 오릅니다. 저는 가속화될 걸로 봤어요. 그리고 저는 리모트워크를 시작한 기업은 엄청난 경쟁우위를 갖는다고 생각했어요."
주변 스타트업에서 '10점 만점에 0~2점' 평가...6개월 뒤 평가 뒤집어
▶창업 후에 사업이 잘 풀리던가요.
"투자자들에게 리모트워크와 관련된 스토리를 이야기하니까, '재택을 누가하냐', '기업들이 허락을 안 한다', '재택근무가 안 되는 당신이 모르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단순한 재택근무가 아니다. 긱이코노미랑 리모트워크의 개념은 우리가 예전에 정의했던 재택근무랑 다른 개념이다' 이렇게 얘기했죠. 그런데 돌아오는 얘기는 '재택근무 시장은 안 올 것이고 너희는 작은 시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팀'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미국에선 변화가 굉장히 극명하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본사를 옮긴 계기가 됐겠네요.
"2019년께 미국 엔젤투자자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저는 협업툴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큰 한국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미 관련 시장이 크고, 알로를 어떻게 고객들이 쓰게 만들 것이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지에 집중할 수 있는 미국시장으로 와야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경영환경은 어떻습니까.
"너무 많은 게 달라졌지만, 결국 창업자인 제 마음가짐 자체가 많이 달라진 것이 회사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생각을 더 명확하고 빠르게, 냉정하게 결론지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여기 스타트업들은 한국의 스타트업들보다 런웨이나 호흡이 짧다보니, 굉장히 타이트하게 일하고 의사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가 사업을 할 때는 사업이란 것이 '영혼을 건 싸움'과 같은 신성한 의미였다면, 여기서는 오히려 게임처럼 하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단시간내에 이겨야 하는 게임이고, 창업자는 운동선수와 같은 것이죠. 그게 가장 큰 변화고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의사소통부터 문화까지 다른 게 많았을텐데요.
"미국에서 와서 정말 힘들었고 무시도 많이 받았습니다. 알케미스트액셀러레이터(유명 스타트업 육성 기관)에 처음 들어갔을 때 같은 배치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피치를 합니다. 그리고 동기들이 평가를 내려주는데 저희한테는 10점 만점에 1점, 0점, 2점을 주더라고요. 그 때 저는 만화 '나루토'의 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지금은 나약하지만 배치가 끝날 때는 우리가 성대할 것이라고 이를 갈았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6개월 뒤 배치가 끝나고 데모데이를 했을 때 저희가 배치 스타트업들중 두 번째로 가장 많은 벤처캐피털(VC)들의 미팅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동료 창업자들에게도 많이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결국 좌절하지 않고, 독하게 하면 어디 나라에서든 좋은 결과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쉽고 직관적인 소프트웨어 알로...협업 노하우 누구나 활용 가능
▶알로 협업툴을 쓰면 고객들은 어떤 점이 좋을까요.
"알로는 직군과 기술에 대한 지식, 업무의 형태에 제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가령, 디자이너는 Figma, 개발자는 Jira, 기획직군은 Google docs나 Notion등 문서로 협업을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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