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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특구 통해 과감한 지원…경북, 매출 '1조 클럽' 2곳 키웠다
2021/11/01


경북, 배터리·반도체·바이오 메카로 다시 뜬다

경북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
이철우 "규제자유특구 유치…2차전지 재활용 산업 선점"

한국경제신문·한국경제TV·경상북도 공동 주최



[ 오경묵/하인식 기자 ]
1960~1970년대 철강 전자 등 ‘한국 주력 산업의 메카’로 통하던 경북이 ‘경북 3대 신산업’을 뜻하는 G3(배터리 반도체 바이오)를 앞세워 재도약의 날개를 펴고 있다. 10년 가까이 기업 투자 유치와 지원에 힘을 쏟은 결과 올해 지역 주요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바이오), 에코프로(배터리 소재)가 1조원대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기업이 자유롭게 신기술을 개발·시험할 수 있는 규제자유특구를 적극 유치하고, ‘신산업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노력을 기울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2021 경북형 신산업 스케일업 콘퍼런스’는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경제신문사 한국경제TV 경상북도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기업의 성장은 곧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며 “경북의 민·관 협력 모델은 다른 지역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경상북도는 2019년부터 정부의 규제자유특구사업 공모에 도전해 △포항 배터리 재활용 △안동 산업용 헴프(대마) △김천 스마트그린물류 등 세 곳을 특구로 지정받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환영사에서 “배터리 재활용의 경우 특구를 유치할 때만 하더라도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기준이 없었다”며 “도 차원에서 재활용 방안 등을 선제 마련해 2차전지 재활용 산업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박성근 경북테크노파크 규제자유특구사업추진단장은 “신산업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명확한 방향 설정이 없으면 기업들이 선뜻 투자하기 어렵다”며 “기업 유치를 위해 이 같은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 열린 이번 행사에는 현장 참석자 100명을 포함해 3만50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가치사슬 복잡한 혁신산업…정책 명확해야 기업도 투자
폐배터리 가이드라인 제시포항특구 5500억 투자 유치
“미싱링크(missing link·잃어버린 고리)를 먼저 찾아 연결하는 도시가 신산업 주도권을 선점합니다.”

1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2021 경북형 신산업 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박성근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 규제자유특구사업추진단장의 설명이다. 박 단장은 “포항 규제자유특구가 GS건설,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등 11개 기업으로부터 5552억원의 투자 유치(포항 전체로는 총 1조6000억원)를 이끌어낸 데는 경상북도와 경북TP, 특구 참여기업들이 미싱링크를 찾아 기술과 정책 간 공백을 없앤 게 주효했다”며 “경북 포항이 2차전지 재활용 산업을 선점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했다.
○폐배터리 산업 활성화
미싱링크는 신산업 생태계를 촉진할 어느 한 고리가 정책 부재로 빠져 생태계 전체가 작동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 수서~경남 거제를 잇는 중부선의 중간 지점인 경북 문경~김천 구간이 연결되지 않아 전체 중부선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게 한 예다.

한국경제신문사·한국경제TV·경상북도 공동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는 이 같은 미싱링크를 찾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경상북도의 성공 결과를 확인하고, 그 비결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場)이었다. 현장 참석자 100명을 포함해 총 3만50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박 단장은 “신산업은 불확실성이 크고 가치사슬도 복잡한 만큼 새로운 시장을 이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세세한 방향 설정이 없으면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거나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되기 전까지 국내에 ‘다 쓴 배터리는 재활용해야 한다’는 개념은 공유돼 있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업화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업들이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 미싱링크를 파고든 게 경상북도와 경북TP였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2018년 과학산업국을 부활시키고 4차산업과를 신설했다. 도와 경북TP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TP 내에 규제자유특구 사업추진단을 꾸려 대응했다.

이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전국 28개 규제자유특구 중 세 곳(포항·안동·김천)이 자리한 경북이 규제자유특구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은 비결이다.
○兆단위 매출 기업 키우는 경북
201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신산업 기업 투자 유치에 나선 경상북도의 노력은 올해 조 단위 매출 기업 탄생으로 결실을 볼 전망이다.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안재용 사장이 이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그 후보 중 하나다.

도가 2012년 안동에 유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당시 매출 500억원 규모의 사업부서에서 올해 1조원대 매출 달성을 앞둔 시가총액 17조원대 상장사로 성장했다. 안 사장은 “투자 9년 만에 1조원대 매출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지자체와 함께 구축한 상생협력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부터 포항에 투자한 에코프로는 2016년 998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1조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에코프로BM, 에코프로GEM(전구체), 에코프로GnG(폐배터리 재활용) 등 6개 계열사와 함께 지난달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준공식을 했다.

안동시 등 경상북도 내 기초자치단체도 인재 양성을 통해 투자기업들의 스케일업을 측면 지원했다. 안동시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가용예산의 10%를 아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산업용 헴프(대마) 규제자유특구 기업을 위한 인재 키우기에 나섰다.

박성수 안동시 부시장은 “안동대 내 안동형 일자리사업단을 설치하고 매해 100억원을 지원하는 안동형 일자리 사업은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퀵스타트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안동=오경묵/하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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