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경제 뉴스
디지털 전환 성공, HR 혁신에 달렸다
2021/11/11


글로벌인재포럼 2021

이틀간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



[ 최만수/이혜인/박주연/임현우 기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육체적·정신적 건강관리를 인적 자원 관리(HRM)의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으면 뛰어난 인재를 지키기 어렵습니다.”(리스베스 클로스 미국 윌래밋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11일 폐막한 ‘글로벌인재포럼 2021’(한국경제신문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공동 주최) 참석 연사들은 “혁신을 이끌 인재를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 시대에 맞는 HRM 시스템을 갖춰야 기업과 국가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 마지막 날엔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은 물론 기업의 조직문화에도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이어졌다. 오세아 라이 마이크로소프트(MS) 필란트로피 아태지역총괄은 “MS는 태국 정부, 유네스코, 차량공유업체 그랩 등과 손잡고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각자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 만큼 정부, 교육기관, 기업이 손을 잡아야 효율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객관적 기준에 따른 평가와 공정한 보상,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 등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맞춰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브렛 놀스 하이어북 대표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배움의 기회와 자율성을 기반으로 스스로 달성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석 SK텔레콤 ESG추진그룹 부장은 “리더가 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잘 추구하고 있는지를 평가지표로 만들어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적 자원 분야 포럼인 글로벌인재포럼은 올해로 16회째를 맞았다. 10, 11일 이틀간 유튜브와 네이버TV 등 온라인으로 생중계돼 35개국에서 20만여 명이 시청했다.
"1년 단위 목표·평가 의미 없다…매순간 직원들 성장 이끌어야"
大퇴사 시대 HR 트렌드·근무 패러다임의 대변혁
“그렇게 힘들게 들어와서 왜 이렇게 쉽게 나갈까?”

세계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높아진 퇴사율. 올 들어 영미권에선 ‘대퇴사 시대(the Great Resignation)’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삶의 우선순위와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는 이들이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풍부한 유동성과 4차 산업혁명에 힘입은 ‘창업 바람’도 한몫했다.


인적자원(HR)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리스베스 클로스 미국 윌래밋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11일 ‘글로벌인재포럼 2021’에서 “세계 근로자의 40%가 이직을 고려 중일 정도로 퇴사 열풍이 뜨겁다”고 말했다.
○“분기별로 전력을 업그레이드해라”
‘대퇴사 시대, HR 트렌드와 인사담당자의 역할’ 세션에서 클로스 교수는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삶과 일의 가치를 돌아보게 됐다”며 “인재를 유치하는 것도 힘들고, 붙잡아두는 건 더더욱 힘들어졌다”고 HR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외에도 인구구조 변화,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등의 영향으로 인력 자체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렛 놀스 하이어북 대표는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1년, 5년 단위 계획으로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분기별로 전력(戰力)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놀스 대표는 구글, 아마존, 세일즈포스 등의 성과관리체계로 유명한 ‘OKR(objective & key results)’의 창시자다. OKR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분기 단위로 목표를 잡으며 얼마나 민첩하게 달성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직원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직원들에게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 인사정책 변화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설명이다. 클로스 교수의 해법은 ‘직원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는 것. 그는 “인재들의 기준을 이해하고, 이들을 위한 재교육과 커리어 계획까지 마련해주는 HR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챗봇(채팅 로봇), 성과관리 앱과 같은 정보기술(IT)도 인사 정책에 적극 도입할 것을 권했다.

놀스 대표는 “일하는 방법 대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직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배움의 기회와 자율성을 기반으로 목표를 달성하게 해야 한다”며 “다른 팀과 연결을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메꾸고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레몬베이스의 권민석 대표는 “조직 리더들은 구성원이 느끼는 감정을 마지막 면담 요청의 순간에야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 관리는 제도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과 관계를 맺는 일”이라며 “정기적으로 1 대 1 미팅을 하고, 프로젝트 리뷰와 피드백도 수시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격근무 시대, 리더십도 바뀌어야”
이날 ‘근무 패러다임의 대변혁’ 세션에서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에 발맞춰 달라지고 있는 국내외 간판 IT 기업들의 인사 정책이 눈길을 끌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사무실을 소개했다. 가상·증강현실(VR·AR)은 물론 공간 인식, 안구 추적 등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다. 박대성 메타 한국·일본 대외정책 부사장은 “메타버스를 통해 업무환경의 패러다임이 달라질 것”이라며 “메타버스가 사람과 사람의 교감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오피스의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사내 메신저에 인공지능(AI) 회의록 작성, 자동 통·번역 등의 기술을 추가해 화상회의와 원격근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한근주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올해 말 입주할 제2 사옥에서는 커피 주문, 택배 전달 등의 잡무를 100% 로봇이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현희 한국IBM 인사부 전무는 “과거에 훌륭했던 리더가 원격근무 환경에서도 훌륭한 리더라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까지 포용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직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리더십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제럴드 케인 보스턴칼리지 정보시스템학과 교수도 “많은 기업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벽을 기술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문화, 전략, 리더십이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만수/이혜인/박주연/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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